외장 마이크 없이 스마트폰 자체로 피아노 녹음하기(아이폰 보다는 갤럭시로)

피아노를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좋은 품질로 녹음하고 싶다면 아이폰 보다는 갤럭시



*Demo Song: "Hello, December" from my 11th Album(On Spotify, Apple Music, Melon and more) 
*Written by Pianist Keunyoung Song 곡 피아니스트 송근영 
*Recorded with Samsung Galaxy S20 "Pro Video" mode 

*악보(Sheet Music)

안녕하세요. 피아노를 사랑하는 여러분. 
피아노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노력과 비용으로 내가 연주한 피아노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일단 사운드의 퀄리티만을 보자면 아래의 순서대로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스튜디오 녹음(최고 컨디션의 리얼 피아노와 장비, 공간, 그리고 레코딩, 믹스/마스터 엔지니어 필요)
2. 가상악기를 통한 녹음(PC 및 소프트웨어 필요)
3. 외장 마이크 녹음(오디오 인터페이스 및 PC 필요)
4. 스마트폰 녹음(스마트폰 및 삼각대 필요)

확실히 1번 옵션은 흔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옵션은 바로 2번 입니다. 가상악기야 말로 가격대비 성능비가 가장 좋은 옵션입니다. 심지어는 1번 옵션 보다 더 좋은 사운드 퀄리티를 내주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어쿠스틱 피아노를 녹음하고 싶을 때는 2번 옵션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마이크를 통한 녹음이 무조건 필요하게 됩니다. 1번은 비용면에서 굉장히 상당히 불합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남은 옵션은 외장마이크와 스마트폰 녹음 뿐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피아노 연주자들은 외장 마이크조차 없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피아노 녹음을 전문적으로 자주 하는 저 조차도 외장 마이크는 단 한 개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옵션은 스마트폰 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최고의 녹음 품질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품질의 소리로 녹음을 할 수 있을까요? 제 연습실에는 100살 된 페트로프 그랜드 피아노가 있습니다. 베이비 그랜드 보다는 약간 더 큰 사이즈로 길이가 2미터가 조금 안 됩니다. 이 그랜드 피아노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간편하고 적당한 품질로 녹음을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에 연결 가능한 외장 마이크를 알아봤는데 왠만한 가격으로는 스마트폰 녹음 품질만큼도 못한 마이크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이 옵션도 포기하고 스마트폰 자체로 어떻게 하면 최선의 녹음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의 아이폰을 빌려서 녹음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녹음 품질이 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득유의 보정된 소리가 많이 들려서 제가 가지고 있는 삼성 갤럭시 S20으로 녹음을 해봤습니다. 아이폰 처럼 예쁜 소리는 아니지만 제법 제가 원하던 사실적이고 왜곡 없는 소리 품질을 내줘서 갤럭시로 이것저것 녹음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이 글의 본론인 스마트폰으로 리얼 피아노를 녹음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우선적으로 알아야 될까요?

1. 피아노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소리를 내는 악기다
먼저 이 점을 꼭 마음속에 두고 녹음작업을 하셔야 합니다. 피아노 소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볼륨을 내줍니다. 그래서 대부분 피아노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면 거의 깨지는 소리가 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녹음된 사운드가 0db를 훌쩍 넘어버려서 나오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아노 건반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녹음을 합니다. 그럼 거의 100이면 100 만족할 만한 녹음을 할 수가 없습니다. 엄청난 볼륨을 내는 악기에 바로 붙어서 녹음을 하다 보니 소리도 벙벙 울리게 되면서 소리도 깨지고 난장판이 됩니다.

2. 피아노는 스테레오(Stereo) 악기다
피아노는 대표적인 스테레오 악기입니다. 즉 피아노 연주자 시점에서 저음을 치게 되면 왼쪽 귀에 저음이 좀 더 쏠려서 들리게 됩니다. 반대로 고음은 오른쪽 귀에 좀 더 크게 들리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피아노를 녹음할 때도 여러개의 마이크를 활용해 이 스테레오 느낌을 극대화 시키는 데 엔지니어의 역량이 갈리기도 합니다. 스테레오의 반대는 모노(Mono) 입니다. 모노는 음의 높낮이에 관계 없이 모든 소리가 가운데에 몰려서 들리게 됩니다. 대표적인 악기로 기타와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가 있습니다. 피아노를 모노로 녹음한다? 그건 피아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소리가 모노로 녹음된 피아노 소리입니다. 피아노의 생동감과 각종 배음의 향연히 전부 싹 제거되서 나오는 모노로 된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되면 정말 속상하기만 합니다.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녹화할 때 스마트폰을 꼭 가로로 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지 소리가 좌우로 골고루 들어올 수 있습니다. 세로로 놓게 되면 마이크가 위아래로 위치하게 되어서 스테레오 효과가 많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3. 피아노와 스마트폰의 거리와 위치가 정말 중요하다
위 1, 2번과 연결이 되는 주제입니다. 스테레오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피아노와 멀어질수록 스트레오 효과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예를 들면 공연장에 듣는 피아노 소리는 소리가 거의 가운데 부분 가까이에 몰려서 들리게 됩니다.(하지만 모노의 소리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어디에 위치해야 스트레오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요? 바로 연주자의 포지션입니다. 하지만 연주자의 포지션에 스마트폰을 놓게 되면 연주자의 뒷모습이 촬영이 되어서 소리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연주하는 모습이 화면이 안 담기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 낸 위치는 왼쪽 또는 오른쪽 어깨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놓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삼각대가 반드시 필요하니, 저렴한 삼각대 하나 구입을 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와의 거리는 30~50cm가 적당해 보입니다. 위 데모영상을 보시면 삼각대를 이용해서 제 왼쪽 어깨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위치시킨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때 피아노와의 거리는 약 30cm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피아노와의 거리가 조금 더 멀게 되면 전반적인 공간의 소리는 더 들리게 되지만 스트레오 효과는 약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취향차이니 본인이 맘에 드는 거리와 위치를 삼각대를 옮겨가며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피아노 건반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위치시키는 건 어떨까요? 많은 분들이 하시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에는 피아노의 한쪽 끝에 위치하면서 피아노 현과 굉장히 가깝게 있기 때문에 스테레오 효과도 줄어들고 무지막지한 피아노의 볼륨을 혼자 가까이서 다 받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품질로 녹음을 하는 게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4. 스마트폰의 세부 세팅에서 입력되는 볼륨의 양을 줄여야 된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폰의 동영상 보다는 갤럭시의 동영상의 사운드 퀄리티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피아노는 엄청난 볼륨의 소유자기 때문에 아무리 스마트폰을 피아노에서 30~50cm 가량 떨어뜨려 놓아도 그냥 우리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동영상 앱으로 녹음을 할 경우에는 대부분 소리가 깨져서 녹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입력되는 볼륨의 양을 줄여줘야 됩니다. 제가 사용하는 갤럭시 S20의 동영상 앱을 기준으로 한 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갤럭시 자체 동영상 앱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More" - "Pro Video" 순으로 들어가시면 위와 같은 화면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해상도는 4K로 설정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8K로도 녹화를 해봤는데 사운드 퀄리티는 차이도 없고 큰 용량으로 인해 영상 편집을 하는데 다소 무거워서 저는 4K 녹화를 선호합니다. 위 화면 왼쪽 하단을 보시면 "LR" 사운드 바가 보이실 겁니다. 이 두 개 바가 서로 각각 다르게 반응을 해야지 스테레오로 녹음이 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위 아래 각각 마이크가 위치하기 때문에 스테레오로 녹음이 됩니다. 
이제 중요한 단계인 녹음되는 볼륨의 크기를 줄여야 하는 단계입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 위에 보시면 "MIC OMNI" 항목이 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납니다.

이 화면에서 꼭 "OMNI"가 클릭이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게 선택이 되어 있으면 스마트폰의 위 아래 마이크를 다 사용해서 스테레오로 녹음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제가 가지고 있는 갤럭시 버즈 마이크로도 녹음 테스트를 해봤고 버즈의 마이크와 스마트폰 마이크를 섞어서도 해봤는데 별로입니다. 그냥 스마트폰 자체 마이크만을 사용하는 게 녹음 품질이 제일 좋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작업입니다. 오른쪽 끝에 보면 숫자들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0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저는 -3까지 내렸습니다. 입력되는 볼륨의 양을 줄인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입력되는 양이 줄게 되어 왠만한 세기의 연주에서도 소리가 깨지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제 연주는 조용한 뉴에이지 곡이라서 이 정도면 충분했지만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몰아치는 듯한 연주를 하게 될 경우에는 -4~-6까지 내려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큰 세기로 연주한 부분으로 꼭 사운드 테스트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5. 마스터링의 이해
이걸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하려면 대학교 과목 수준의 공부가 필요하고 설명도 엄청나게 길어지게 됩니다. 여기서는 간단하게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마스터링이란 녹음된 내 연주를 상업음반 수준의 볼륨으로 올리는 작업을 말합니다. 즉 0db에 가까운 소리까지 볼륨을 끌어올려주는 작업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기본 세팅으로 동영상 녹화를 하게 되면 0db 근처에서 녹음이 됩니다. 스마트폰 동영상 앱은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대화를 기준으로 삼고 입력되는 볼륨 값을 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피아노는 엄청난 볼륨을 가지고 있는 녀석입니다. 사람의 소리보다 몇 배 더 큰 소리가 들어오면 0db를 넘어가는 소리는 강제적으로 눌러서 잘라내 버립니다. 

위 세팅에서 입력되는 볼륨값을 줄여서 피아노를 녹음을 했었죠? 그러면 전제적인 볼륨도 낮아지게 됩니다. 그냥 혼자 감상하기에는 무리 없는 수준이지만 유튜브에 올릴 경우 다른 영상과의 볼륨 전쟁에서 지게 됩니다. 다른 영상을 보다가 내 영상을 보면 볼륨 버튼을 한참 눌러서 올려줘야 되는데 이렇게 되면 청자들의 피로감이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마스터링 프로세싱을 통해 낮아진 볼륨을 높여줘야 됩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앨범작업을 하기 때문에 큐베이스 같은 DAW 내에서 각종 전문 마스터링 툴을 사용하지만 일반인들은 이 작업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무료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인 Audacity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메뉴 중에 "Normalize" 기능을 사용하면 손쉽게 볼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뭐 하나 간단하게 녹음하는 것도 절대 쉽지 않죠? 그래도 외장 마이크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그리고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면서 녹음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간편한 방법입니다. 스마트폰 녹음이라는 제한된 환경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내게 되면 좋은 점이 연주에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번만 위와 같이 세팅을 해두면 더이상 신경 쓸 일이 없게 되거든요. 

이렇게 위의 5가지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것이 제가 첨부한 데모 영상입니다. 데모영상의 곡은 제가 작곡한 11집 앨범의 수록곡인 "Hello, December" 입니다. 제가 겨울을 좋아해서 12월을 맞이하면서 쓴 곡입니다. 피아노 소리 어떤가요?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 녹음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죠? 물론 화장한 듯 예쁜 소리는 아니지만 사실적인 어쿠스틱 피아노 소리가 제법 잘 녹음이 된 것 같습니다. 

녹음 품질에 대해 이것저것 고민할 시간에 조금 더 본인의 연주에 집중할 수 있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피아니스트 송근영의 영상 보기(Keunyoung Song’s videos)

-피아니스트 송근영의 악보 구입(Keunyoung Song’s Sheet Music)

-피아니스트 송근영의 음원 듣기(Keunyoung Song’s piano album)
*그 외 엠넷, 벅스, 지니, 소리바다 등 국내 전 음원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외장 마이크 없이 스마트폰 자체로 피아노 녹음하기(아이폰 보다는 갤럭시로) 외장 마이크 없이 스마트폰 자체로 피아노 녹음하기(아이폰 보다는 갤럭시로) Reviewed by Keunyoung Song on 2:25 AM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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