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아라이 노리고)

결국 AI를 이기는 힘은 독해력이다.


요즘 ChatGPT로 온 언론, SNS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같다. 조금 있으면 우리가 모두 AI에 대체되고 통제되는 특이점이 오는 시대를 상상하고 얘기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AI의 가장 큰 한계를 "의미의 이해" 라고 보고 있다. 바로 이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이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능력이며 AI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능력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수학자인 동시에 AI 개발자로서 그가 개발중인 도로보군이 도쿄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AI는 절대적으로 수학적인 모델이다. 즉 교사데이터를 중심으로 그것으로 반복학습을 해서 정확도를 올리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자연어도 AI는 수학적으로 처리를 한다. 그래서 AI가 의미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개발중인 도로보군은 이미 중상위 대학을 8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들어갈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진학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이 책의 핵심인 독해력, 즉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일본의 중고등 학생에게 독해력을 판단하는 문제인 RST를 가지고 약 25,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독해력을 테스트해 본다. 결과는 많은 수의 학생이 교과서의 의미를 정확하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학생 때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 독해력이 상승을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의미 있는 독해력 상승이 없다고 얘기를 한다. 즉 이 기본적인 독해력이 없으면 고등학교 이후부터는 교과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도 이해를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적은 하락하게 된다. 

솔직히 AI의 특이점과 그 무한한 가능성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지만 AI의 한계를 분명하게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나와 내 딸이 무엇에 집중을 해야 되는지도 분명이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의미 이해가 없는 반복 학습은 결국 AI에게 대체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반복학습은 바로 AI가 제일 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오히려 중학교 때 교과서를 읽을 만한 수준의 독해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오히려 고등학교 1, 2학년 때에는 놀고 고3부터 이 독해력을 가지고 교과서를 이해하는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 보다 정확한 독해력을 가지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입시에서도 훨씬 유리하고 후에 AI로부터 대체되지 않는 인재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을 몇 개 가져와봤다. 
전국 2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해력 조사를 통해 알게 된 사실 -중학교를 졸업하는 단계에서 전체 학생의 약 30퍼센트가 내용 이해를 동반하지 않는 표층적인 독해조차 하지 못한다.
-학력이 중위권인 고등학교 학생의 반수 이상이 내용 이해를 요하는 독해는 하지 못한다.
-진학률 100퍼센트의 입시 명문 고등학교에서도 내용 이해를 요하는 독해 문제의 정답률은 50퍼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독해 능력치와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의 편차치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중학생인 동안에는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독해 능력치가 평균적으로 향상된다.
-독해 능력치와 가정의 경제적 형편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
-학원에 다니는지의 여부와 독해 능력치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독서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해당 과목에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몇 시간이나 사용하는지,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하는지 등에 대한 자기 보고 내용과 기초 독해력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표층적 독해는 할 수 있지만 추론이나 동의문 판정과 같은 깊이 있는 독해를 하지 못할 경우 문장을 읽는 데는 어려움을 겪지 않더라도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복사해 붙여넣는 방식으로 리포트를 쓰거나 반복적인 문제 풀이와 암기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있지만, 리포트의 의미나 시험의 의미는 이해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AI와 비슷하다. 그리고 AI와 비슷하다는 말은 능력면에서 AI로 대체되기 쉽다는 뜻이다.
최근 내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반복적 문제 풀이를 디지털화하고 문항 반응 이론을 이용함으로써 AI가 학생별로 진도에 맞춘 반복 연습을 제공합니다 라고 선전하는 학원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런 능력을 아이들에게 중점적으로 심어주는 것만큼 무의미한 일은 없다. 문제를 읽고 이해하지 않고 반복 연습을 통해 푸는 능력이야말로 AI로 대체되기 가장 쉬운 능력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디지털 반복 연습을 열심히 해서 공부를 했다는 기분을 맛보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이것이 성공 체험으로 작용해 스스로 독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어려워진다.
도로보군에게 수없이 반복 연습을 시킨 나로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떤 시점 이후로는 독해력을 기르지 않는 한 성적인 향상되지 않는다. 독해력이 높은 학생이 본격적으로 입시 공부를 시작하면 독해력이 낮은 학생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독해력을 키우지 못한 채 반복 학습과 암기만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AI로 대체할 수 없는 인재를 어떤 능력을 지닌 사람일까? 바로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AI는 의미를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AI가 절대 따라하지 못하는 의미를 이해하는 독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 될까? 스마트폰을 적게 해야 될까? 하지만 작가는 이 가운데에서 의미 있는 상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즉 스스로에게 어떤 것이 의미가 있고 내가 어떤 것에 의미를 주고 있는지 묻고 끊임없이 방향성에 대해 점검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참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다. 생각하는 능력, 철학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만이 AI에게 대체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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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엠넷, 벅스, 지니, 소리바다 등 국내 전 음원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책 리뷰]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아라이 노리고) [책 리뷰]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아라이 노리고) Reviewed by Keunyoung Song on 12:54 AM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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