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ANT. PETROF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을 구했습니다 :D

체코산 피아노인 페트로프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을 계약하고 오는 길입니다



피아노를 치는 분들이라면 모두가 설레는 단어가 있죠. 바로 "그랜드 피아노". 남들은 아주 멋진 슈퍼카에 대한 로망이 있지만 피아노를 치는 사람에게 그랜드 피아노는 더 큰 로망의 대상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가상악기를 이용해서 약 130곡 이상의 음원을 발매를 하였습니다. 가상악기와 디지털 피아노의 건반에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실제 어쿠스틱 피아노를 치게 되었을 때 그 질감과 느낌이 너무 디지털 소리와는 달라서 적잖이 당황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가상악기에서 잘 표현되던 것들이 실제 어쿠스틱 피아노를 통해서는 잘 표현이 되지 않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피아노 연습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체코 프라하 시내에 있는 음대들을 알아봤는데, 일단 예약이 쉽지 않더군요. 그 다음 가능한 곳들이 레코딩 스튜디오가 있는데 여기는 금액이 워낙 비싸서 포기하였습니다. 체코 친구의 도움으로 어느 한 개인이 자기 연습실을 오픈한 연습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약 5~6명이 쉐어해서 사용하는 피아노 연습실 입니다. 일반적인 원룸에 그랜드 피아노와 쇼파 등 간단한 가구들을 갖추고 있는 작은 룸이었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최소 10시간은 기본으로 써야 되는 구조입니다. 10시간 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월별로 지급하고 10시간이 초과하면 시간 당 12,000원 정도를 추가로 내면 됩니다.

연습실 주인과 컨택이 되어서 프라하 시내 올드타운에 있는 연습실로 투어를 하러 갔습니다. 다행이 주인이 영어를 잘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피아노 연습실 주인은 커버 악보를 만들고 주로 피아노 레슨을 하는 아저씨였습니다. 연습실에 딱 들어가니 PETROF 그랜드 피아노가 딱 저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생산연도는 1920년도고 연습실 주인이 몇 년 전에 중고로 샀다고 합니다. 페트로프 본사에 문의를 해보니 오리지널 페트로프 피아노가 맞다고 공식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100년이 다 된 피아노다 보니 외관이 정말 빈티지 스럽습니다. 여기저기 스크래치도 많고 현에는 녹도 많이 쓸었습니다. 바디길이는 2미터가 조금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은 LID를 열지 않고 한 번 쳐봤습니다. 생각보다 큰 볼륨에 놀랐습니다. 페트로프 피아노는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 부드러운 소리가 일품이라는 의견들이 정말 많습니다. 일단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볼륨감도 굉장하고요. 그리고 연습실이 프라하에 오래된 집이다 보니 천장이 엄청 높습니다. 그래서 공간감도 좋아서 소리가 더 볼륨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중역대에서는 바디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만 사이즈가 작은 그랜드 피아노이다 보니 저음은 충분히 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저음이 일품이었습니다. 고역대는 살짝 날아가는 듯한 소리입니다. 이 부분은 조율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아니면 해머의 말렛을 조금 더 말랑하게 만들어서 좀 더 무게감 있는 소리가 나게 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타건감은 연습실 피아노다 보니 다소 무겁습니다. 그래도 제가 주로 사용하는 Roland FP-30이나 YAMAHA P-515 보다는 가벼운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디지털 피아노를 고를 때 무조건 무거워야지 최고의 건반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튜닝이 잘 된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를 만져보면 생각보다 건반이 가볍습니다. 유독 한국의 피아노 학원들이 손가락 힘 기른다고 조율을 굉장히 빡빡하게 해서 타건감이 좀 무거운 편인데 진짜 좋은 그랜드 피아노 들은 건반 무게가 절대 무겁지 않습니다. 

건반 재질은 100년 된 피아노 답게 인조 상아가 아니라 실제 상아로 되어 있습니다. 윗 부분과 아랫부분의 2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마 건반 아래 쪽에 있는 것이 상아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상아의 결을 볼 수가 있거든요. 오래 된 건반이다 보니 누렇게 색이 변하긴 했지만 느낌은 굉장히 부드럽고 좋습니다. 살짝 코팅이 되어 있어서 상아 건반 자체가 부식될 것 같지는 않고요. 

연습실 계약한 기념으로 제가 프라하에 이사를 오면서 만든 곡인 "Hello, Prague"를 연주해 봤습니다. 저의 13번째 앨범의 타이틀 곡이기도 합니다. 이 곡의 코드진행은 순차로 진행을 하지만 중간 반주 부분에 시와 도를 같이 눌러서 약간 불협화음이 나는 듯한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의 표현력이 좋았습니다. 오리지널 영상과 악보는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악보(Sheet Music)

녹음은 Samsung Galaxy 20으로 하였습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그랜드 피아노는 어마무지한 볼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게 되면 높은 확률로 소리가 깨지게 녹음이 될 겁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동영상 앱으로 들어가서 오디오 설정을 가보시면 기본값으로 0db로 되어 있을텐데 이 부분을 최소 -5 이상으로 줄여서 녹화를 해야지 소리가 깨지지 않고 피아노 소리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항상 스마트폰 카메라는 기본값을 가지고 사용했었거든요. 녹화도 기본적으로 Stereo로 녹화가 되었는데 스마트폰 특성상 스테레오 이미지가 넓게 벌어지지 않아 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플레이어 포지션에서 듣는 피아노 소리를 좋아해서 좌우로 넓게 벌어져서 공간 전체에 꽉 찬 사운드를 좋아하거든요. 근데 휴대폰으로 녹음을 하니 소리의 상이 머리 뒷 쪽 가운데 주변으로 몰리게 되어서 이 부분이 좀 아쉬웠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거니 이런 부분은 적당히 감안해야겠죠.

앞으로 이 피아노로 연주를 자주 할 것 같습니다. 한 곡씩 영상 만드는 대로 유튜브에 올려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D

-피아니스트 송근영의 영상 보기(Keunyoung Song’s videos)

-피아니스트 송근영의 악보 구입(Keunyoung Song’s Sheet Music)

-피아니스트 송근영의 음원 듣기(Keunyoung Song’s piano album)
*그 외 엠넷, 벅스, 지니, 소리바다 등 국내 전 음원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100년 된 ANT. PETROF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을 구했습니다 :D 100년 된 ANT. PETROF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을 구했습니다 :D Reviewed by Keunyoung Song on 4:40 AM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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